엔지니어 있는 선배 얘기….

코로나 상황에서도 최고치 수출 실적부터 방역 성과, 선진국 진입과 함께 음악, 드라마, 음식 등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향상된 것이 유튜브 시청 중에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부동산 중개만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는 데 아무런 도움을 준 적이 없기 때문에 최근 한국의 위상 상승은 공짜로 듣기 좋은 소식입니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LPG 추진선, 우주발사체, K9 무기 수출 등 상상하지 못했던 과학기술 개발 속도는 엔지니어를 교체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토가 ‘적당히 살자’이다 보니 혼을 갈아치울 정도로 열심히 일할 생각은 안 하는데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어서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989년에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만난 선배인데 저보다 한 학번 위인 88학번 선배였습니다.

처음 만난 건 동아리였는데 저는 놀았고 그 선배는 운동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주 친하게 지냈어요.

군 제대 후 선배들은 동아리를 그만두고 공부에 매진했고 1, 2학년 때 괴멸당한 학점도 4년 평균 3.2를 넘을 정도로(3, 4학년은 거의 모든 과목이 A+)로 올랐고 전공도 전자공학이었기 때문에 졸업하고 바로 유수의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저도 서울에 있는 회사에 입사했고, 몇년간은 바빠서 서로 전화만 했어요. 그래서 제가 회사를 나와서 시간에 여유가 생겨서 만나려고 연락하면 항상 다니던 회사로 점심시간에 오라고 했습니다.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저녁에 술 한 잔을 함께 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업무량이었어요. 매일 10시정도에 출근하고 새벽 3~4시에 퇴근하고 일년의 절반은 해외출장…

덕분에 신기한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IMF가 터진 지 2~3년밖에 안 돼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인데도 연봉이 일반 회사원의 2~3배에 이르고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면 프로야구 선수처럼 억원대의 이적료를 제시받기도 합니다.

휴대전화 부품을 설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항상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어요. 삼성전자가 새로운 휴대폰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부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항상 4~5개의 부품업체가 경쟁합니다.

규격과 성능사양을 알려주고 성능검사에서 통과한 제품을 받는데 4~5개의 부품업체 중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대박을 치고, 두 번째로 개발한 업체는 짭짤한 이익, 세 번째로 손해, 네다섯 번째로 개발한 업체는 막대한 개발비를 날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에는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이 따로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했습니다.

게다가 개발 과정도 끝나고 다음 개발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 출장을 가서 1년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인생 모토가 “적당히 살자”이므로 선배님의 이런 모습이 존경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한번뿐인 인생인데 일만 하다가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죠.

몇 년 전에 같이 일하던 분들과 함께 독립해서 회사를 차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바쁜 것 같아 전화를 못 드렸는데 이번에 서울에 온 김에 무거운 전화를 했습니다.

새로 회사를 차린 후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안정을 되찾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볼 수 있냐고 물었더니 여전히 회사 앞에 점심시간에 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네요.

다행히 지금은 주말에 쉬는 날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서울에 올 때는 주말을 끼우면 점심식사가 아니라 저녁에 만나서 술 한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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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에 소개된 한국은 20년 전 한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인 것 같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의 기술을 따라갈 때는 남을 보고 배우는 것이라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때때로 세계 최초로 개발을 하지만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꼭 나오는 말이 “엔지니어를 교체했다” 라는 말입니다.

대충사는내입장에서는실감이안가지만위에소개한선배를보면서나누어진엔지니어가어떤사람인가에대해서간접적으로추측을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퀴리 부인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도 있지만 그 선배 같은 사람들 덕분에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른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을 이룬 게 아닌가 싶어요.

다음에 서울에 올 때는 주말을 사이에 두고 한잔 해요.